Intro
영화, 좋아하시나요? 한 때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 산 적이 있었습니다. 지난 세월 모르고 살아온 숱한 명작들을 챙겨 보느라 하루에 세 편씩 보기도 했고, 어떤 날은 영화관에서 종일을 머무르며 그날 상영관에 걸려 있는 영화들을 무작정 연달아 볼 정도로 영화에 진심이었습니다. 7개월 남짓한 그 기간동안 왓챠피디아에 평점을 남긴 영화를 세어보니 270편이 넘었더군요.
이제는 더 이상 그 정도로 영화를 즐겨 보진 않지만,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명장의 신작만큼은 놓치지 않고 챙겨 보는 편인데요, 영화 아바타의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 역시 좋아하는 명장 감독 중 한 명입니다.
아바타는 개봉 당시 그동안의 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3D 기술력과 참신한 스토리로 미래 영화의 지평을 열어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었는데요. 바로 그 아바타가 얼마전 우리 곁으로 돌아 왔습니다. 한층 놀라운 기술력과 영상미로 똘똘 뭉쳐서 말이죠.
무려 13년의 시간을 거쳐 시작된 두 번째 시리즈는 개봉하자 마자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저 역시 이 영화만큼은 어떻게든 피켓팅을 뚫고 아이맥스에서 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요. 13년 전 그랬듯, 극찬만이 쏟아질 줄 알았지만 개봉 첫 주가 지나고 쏟아진 리뷰 기사들은 기대한 반응과는 다소 달랐습니다. 그 사이 다양한 장르와 스토리, 기술적으로도 진보한 영화가 나오면서 한층 눈이 높아진 관객의 시선은 냉정했던 것이죠.
물론 냉담한 반응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아이맥스 티켓팅은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고, 좋은 반응 역시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주 운 좋게 티켓을 구해 좋은 좌석에서 영화를 보고 왔는데요, 개인적으로는 3시간 2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전혀 체감할 수 없을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대중의 미적지근한 반응, 때론 날선 비판의 시각을 던지는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Question
영화에서는 대중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살필 수 있는 지표가 있죠. 바로 관람객 평점과 리뷰입니다. 특히 리뷰를 보면 자신이 왜 그러한 평점을 주었는지를 설명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짧게 자신의 소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 반면, 때론 긴 호흡으로 열변을 토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지요.
저는 영화를 보고 나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했는지 리뷰를 살펴보면서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해석해보고, 저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는 공감하는 재미를 느끼곤 하는데요.
이번에도 리뷰를 살펴본다면 낮은 평점을 준 사람들과 높은 평점을 준 사람들의 근거를 단편적으로라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Dashboard Goals
대시보드를 작성하기 전에는 항상 어떤 목표를 가지고 분석을 할 것인지 정의해야합니다. 그 방법 중 하나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것인데요, 저는 아래와 같은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지표와 분석 목표를 정의하였습니다.
- 평균 평점 및 단어의 상관 관계 비교 → 평균 평점이 높은 리뷰에서 자주 사용된 단어와 평균 평점이 낮은 리뷰에서 자주 사용된 단어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가정하였습니다.
- 아바타1 vs 아바타2 리뷰 비교 → 같은 시리즈로서, 두 영화를 관통하는 감정, 느낌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단어가 언급될 것이고, 그 영화만의 특색은 어느 한쪽에서만 단어로 언급될 것입니다.
사용할 주요 지표는 아래 두 가지입니다.
- 평균 평점
- 단어의 빈도수
차트 선정: Scatter Chart
리뷰 분석에는 단어의 빈도수에 따라 단어 크기가 달라지는 워드클라우드를 흔히 볼 수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워드클라우드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너무 투박해보인다고 할까요? 각 단어의 위치가 임의로 표현되는 형태라 디자인의 자유도가 떨어지기도 하고, 특히 이번에는 한 편의 영화에 대한 리뷰에서 발췌한 단어가 아니라 두 편의 리뷰로부터 발췌한 단어를 비교해야 하다 보니, 워드클라우드로는 어딘가 아쉬웠습니다.
특히 단어의 빈도수 뿐만 아니라, 평균 평점과의 관계도 표현해야 하는데, 평균 평점에 따른 단어의 색상에 차이를 두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다른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봤습니다.
그 대안으로 스캐터 차트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Y축에 각 단어의 평균 평점을 놓고, X축에는 각 단어에 임의로 부여한 Index를 놓아 단어와 단어 사이가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단어의 크기는 단어의 빈도수로 표현하였습니다.
Index로 X축을 표현하는 방법은 위 대시보드의 첫 번째 차트를 보고 영감을 받았습니다. 동일한 날짜(월)에 개봉한 여러 편의 영화를 나타내기 위해 Index를 부여한 케이스입니다.
Data
네이버 영화 → 평점•리뷰에서 아바타: 물의 길과 아바타를 검색해 ‘평점 리스트’에 나오는 리뷰를 각각 약 500개씩 크롤링하였습니다.
크롤링 및 데이터전처리는 파이썬을 사용하였는데, 태블로 데스크탑의 테이블 확장 프로그램 기능을 이용하여 데스크탑에서 곧바로 스크립트를 호출하고 출력 데이터를 연결하였습니다.
👉 이 방법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시보드 디자인에서 고려했던 점
영화의 인상 차용하기 → 백그라운드 이미지 사용
아바타의 영화가 주는 인상을 대시보드에 차용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두 번째 시리즈인 아바타: 물의 길은 부제에서 ‘물’이 언급될 정도로 영화 내내 물의 이미지가 반복해서 나오는데요.
대시보드 배경 이미지로 사용한 아래 스틸컷을 보면 물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찍은 듯한 느낌인데, 아래로 내려갈수록 깊은 바다색으로 표현되어 물 속으로 가라앉는 듯한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백그라운드 이미지와의 연관성 고려하기 → 물 속으로 가라앉는 느낌, 무거운 느낌 살리기
배경 이미지를 사용할 때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체 배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니 해당 이미지가 주는 인상이 전체 대시보드 느낌에 크게 영향을 주게 되더군요.
물 속으로 가라앉는 듯한 무게감을 살리기 위해 차트의 축을 아래로 뒤집고, 대시보드 레이아웃은 너비보다 높이를 길게 설정하였습니다.
충분한 여백 활용
디자인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간단히 디자인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여백을 충분히 두는 것입니다. 저는 대시보드 레이아웃을 기획할 때 피그마라는 UI 디자인 툴에서 여백과 대시보드 구성 요소의 배치를 스케치한 후, 대시보드에 적용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피그마는 프레임에 대한 레이아웃 그리드를 설정할 수 있어 이 작업을 매우 간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Final Dashboard
다음과 같이 대시보드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각 단어를 선택하면 해당 단어가 사용된 리뷰를 볼 수 있도록 필터 동작을 설정하였습니다.
Outro
대시보드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몇 가지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바타 1편의 평균 평점은 9.3점, 2편의 평균 평점은 8.1점입니다. 물론 1편이 더 높긴 하지만, 2편도 결코 낮은 평점은 아니었네요.
‘스토리’에 대한 1편과 2편의 온도 차이가 상당합니다. 1편에서 스토리를 언급한 사람들은 평균 8.7점의 높은 평점을 부여한 반면, 2편에서 스토리를 언급한 사람들은 평균 6.7점의 평점을 부여했습니다. 주위의 반응을 살펴봐도, 스토리는 아쉽다고들 많이 이야기하더군요. 2편에서만 보이는 ‘전개’, ‘개연’, ‘반복’ 등의 단어도 스토리에 대한 평가를 엿볼 수 있는 단어입니다.
‘시간’에 대한 각기 다른 반응도 인상적입니다. 1편에서 시간이 언급된 리뷰들은 ‘시간이 지나 다시 보아도 명작은 명작이다’라는 느낌이라면 2편에서 시간이 언급된 리뷰들은 ‘시간순삭’ 또는 ‘너무 길어서 지루하다’로 갈립니다.
여러분은 영화 아바타, 어떻게 보셨나요? 혹은 보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바타는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드린다는, 평점 10점을 부여한 사람의 개인적인 감상평과 함께 여기서 글을 줄이겠습니다.
4 thoughts on “영화 아바타 시리즈 리뷰 비교 분석”
아이디어, 구현, 스토리까지 탁월하십니다.
기술 블로그가 이래도 되나요
멋진 데이터 시각화입니다 🙂
감사합니다!